영리병원 허용시 건보체계 무너져

영리병원 허용시 건보체계 무너져

경만호 의협회장 "당연지정제 저절로 폐기될 것"

 

 

(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영리병원을 허용해도 현행 '전(全)병원 건강보험 적용'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정부의 주장에 대해 신임 의사협회장이 정면으로 반박했다.

 

지난 1일자로 취임한 경만호(57) 대한의사협회장은 2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영리병원

을 허용하면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는 저절로 폐기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란 국내 모든 병의원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제도를 뜻한다.

 

경만호 회장의 이 같은 주장은 영리법인 도입을 강하게 반대하는 시민사회단체의 논리와 같

은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 일각에서는 서비스산업선진화의 일환으로 영리법인 허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

만,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영리법인은 의료민영화와 의료불평등을 초래한다"며 강하게 반발

하고 있다.

 

경 회장은 "나는 영리법인병원 도입에 찬성한 적이 없다"며 "영리법인 도입 여부는 많은 토론

을 거친 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리법인 허용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연지정제는 불합리한 규제이므로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건강보험공단이라는 단일 보험자 체계 대신 지역별, 직종별 다양한 건강보험공단이 존재하고

병원은 원하는 공단과 계약을 체결하는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

 

경 회장은 또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더 많은 진료비를 기꺼이 지불하는 대신 유명 의사

진료 등 자신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계층이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다양한 가입

자의 욕구를 반영하는 의료체계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경 회장은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의협의 현안으로 ▲산부인과 태아초음파 진단비

집단 환수 사태 해결 ▲부당 약값 환수 법안 저지 ▲실시간 처방점검 저지 등을 꼽았다.

 

tree@yna.co.kr / 기사입력 2009-05-2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