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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 연내 도입' 총리실이 총대 멘다

해피곰 2009. 11. 11. 11:02

'영리병원 연내 도입' 총리실이 총대 멘다

공청회·당정협의 등 직접 주도

단계적 확대방안 등 발표 계획

野·시민단체 반발커 논란 예상

 

정부가 영리병원(투자개방형 의료법인) 허용 문제를 둘러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가족부의

갈등으로 영리병원 도입이 지체되는 것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인식하에 국무총리실
도로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

 

총리실은 의료선진화를 위해서는 영리병원 도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현행 건강보험제도의 근

간을 흔들지 않는 수준에서 제주도와 자유경제구역을 시작으로 점차 전국으로 확대, 시행한

다는 방침이다.

 

10일 한나라당과 재정부 핵심관계자들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보건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수행하는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공동 연구용역 보고서가 이달 중순 정부에 제출된다.

 

이후 재정부와 복지부가 협의해 최종 보고서를 확정하는 대로 총리실이 직접 나서 공청회와

당정 협의 등을 거쳐 오는 12월 중순 내지는 늦어도 연내에 영리병원 도입방침을 확정, 발

표할 계획이다.

 

◇용역보고서 제출 후 총리실 주도=한나라당 정책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영리병원 도입 문

제를 놓고 재정부와 복지부 간 마찰이 지속되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 정책의 일관성이나 신

뢰성에 큰 흠이 될 수 있어 최종 보고서가 제출되면 총리실 주도로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결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나 전재희 복지부 장관 모두 공청회를 비롯해 당정 협의

등 영리병원 도입을 위한 절차를 총리실이 직접 챙기겠다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밝

혔다.

 

이에 발맞춰 한나라당도 영리병원 도입을 지원하기 위한 당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만들

어 대책을 제시할 방침이다.

 

당 핵심관계자는 "영리병원 도입은 의료서비스의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추진해야 할 정책으

로 당내 TF를 구성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복지부의 우려를 반영해 현행 건강보험제

도의 근간이 흔들리지 않는 수준에서 영리병원 도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 당연지정제 유지 등 3가지 전제조건 고수하기로= 이와 관련, 재정부는 ▦국민건

강보험제도(당연지정제) 유지 ▦기존 비영리병원의 영리병원 전환 금지 ▦대체형 민간보험

도입 불가 등 세가지 방침을 반드시 고수한다는 전제하에 영리병원을 도입하기로 가닥을 잡

았다.

 

용역보고서 작업에 참여한 재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복지부의 요청대로 세가지 전제조건

을 고수한다는 의견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고서에는 또 영리병원의 단계별 도입

방안을 비롯, 영리병원 허용규모와 도입 속도, 도입 지역 등이 포함된다.

 

이와 함께 재정부는 의료계의 반발을 고려해 시행초기는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부터 도입한

후 성공적인 영리병원 모델이 구축되면 단계적으로 전국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도 전달

할 계획이다.

 

◇시민단체, 야권 반발=그러나 야권과 시민단체들이 영리병원 도입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도입과정에 커다란 논란이 예상된다.

 

이들은 공공의료가 10%에 그치는 상황에서 영리의료 법인이 도입되면 집값 상승을 비롯해

사교육비 부담, 의료비 부담 가중 등 부작용이 크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야권에서도 "부자

들을 위한 정책"이라며 제동을 걸고 있어 시행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용어설명>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주식회사처럼 일반투자자로부터 자본금을 조달해 병원을

설립, 운영하고 수익금은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형태의 수익추구형 병원.

 

현행 의료법은 의사나 국가, 지방자치단체, 비영리법인만 병원을 설립할 수 있으며 주식회

사 형태는 금지하고 있다.

 

한국일보 / 이현호 기자 hhlee@sed.co.kr